2023. 4월의 앵초화
해마다 4월이되면 서운산의 앵초화를 보러 온다.
작년엔 4.13일에 왔었다. 서운산 자락 앵초화가 피는 곳은 단 한 군데, 나만이 아는 곳이다. 습기를 약간 머금은 햇빛 드는 기슭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음하는 바램, 나만의 공간이기를 원하는 곳이다. 나의 지나친 욕심이다. 자연은 만인의 것인데 아직도 욕심이 가득찬 세속의 나다.
작년보다 일주일이 이른 오늘 앵초화를 만나러왔다. 활짝 피었을까, 꽃망울만 있을까, 사람들의 발길로 터전을 잃지는 않았을까..
조금 조바심 나는 마음으로 앵초화를 만나러 한걸음 한걸음.
다행이도 앵초화는 나를 반긴다. 이쁘다. 꽃망울을 떠뜨린 꽃, 내어 보이기 싫어 아직 꽃망울, 감싸고 보호하는 파란 잎새들..
너무 이쁜 네가 나를 기다렸구나. 너를 찾아주기를 바랜 지난 1년의 시간이 넌 어떠하였는지. 고맙다. 기다려준 그 시간이 너무나 고맙구나.
너를 담아보는 이 시간은 큰 행복이다. 3년 전 너를 처음 만난 그때는 잘 몰랐다. 해마다 너를 만나는 감흥이 다르니 나도 늙어가는가 보다. 그래도 네가 영원히 그 자리에 지켰음 좋겠다. 내가 더이상 너를 만날 수 없을 때까지.
진달래는 이제 꽃잎을 떨어뜨리고 있다. 가는 세월이 아파 흐르는 계곡 물소리..
웅덩이 언덕 공기 청정한 곳에서 핀 쑥을 캤다. 앵초화 만큼이나 향기가 짙다.
서운산 정상을 날으는 까마귀의 배고픈 날개짓에도 오늘 난 앵초화를 만난 기쁨에 미안하게도 까마귀의 배고픔을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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