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단상

더슬로우

도보사랑 2023. 5. 23. 01:48

더슬로우

안성 서운산 입구엔 보트도 탈 수 있을 정도로 꽤 넓은 저수지가 있다. 인접에 청룡사가 있기에 저수지의 이름도 청룡저수지다. 저수지 입구에서 서운산에 이르는 길은 봄이면 벚꽃이 만발하여 무척 아름답고 길가엔 조용한 카페도 여러 개 있다.

처음 이곳에 왔을때 나의 눈길을 끈 카페 두 군데. 하나는 저수지를 바라볼 수 있는 작은 공간에 위치한 오두막 같은 '월든' 카페. 법정스님이 좋아한 자연철학자 소로우가 살았던 월든호숫가를 본뜨서 이름을 지었다. 다른 하나는 월든의 반대편 서운산 자락의 숲을 등지고 꽃들이 만발한 공간에 자리잡은 '더슬로우' 커피숍.

내가 서운산 산행 후 꼭 들리는 곳은 '더슬로우'다. 커피 볶는 냄새가 좋고,    
등(燈), 꽃(花), 책(冊)등으로 주인장의 정성이 많이 들어간 내부 장식도 그러하지만 무엇보다도 느리게 살고자하는 나의 마음을 알아 준 상호(商號)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면서 창밖의 풍경도 즐기고 산행기록도 여기서 한다. 느림의 미학을 쫒아가는 것이다.

입구에서 표지석 '더슬로우'를 보고 들어가서 슬로우한 사유와 행동, 나올땐 다시 '더슬로우' 표지석에 인사를 건넨다. 거의 매주 서운산을 찾는 이유가 더슬로우가 나를 부르기  때문인가 보다..


#서운산 #청룡사 #청룡저수지 #월든호숫가 #소로우 #월든 #더슬로우 #커피볶는집 #느림의미학

' FB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사를 결정하는 7가지의 힘'을 읽고  (0) 2023.06.18
2023, 6월  (0) 2023.06.18
5월의 붓꽃  (0) 2023.05.13
3년 전의 앵초화  (0) 2023.04.16
한양 남산  (0) 2023.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