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가을

도보사랑 2023. 10. 18. 08:40

가을

결혼 청첩장이 여기저기서 오는 것 보니 좋은 계절이 왔는가보다.

마음보다 종이가 먼저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려주니 魂보다 器와 術이 대세인 세대.

나쁘진 않다. 몸이 말을 듣지않을 때 손이 움직여 축하의 마음을 전할 수 있으니..

친구들을 만나면 자녀들의 결혼에 대하여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럽다. 결혼 적령기는 대부분 남녀 공히 30대 중반이고 결혼을 거부하는 자녀들도 있다. 결혼은 당연하다고 이야기하면 꼰대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난 막둥이 한 놈만 남았다. 42세때 얻은 24세 늦둥이에게 내 생일때 말했다. "넌 학교 졸업하고 직장 얻으면 바로 결혼해라. 이리저리 재지말고 선하고 사람됨됨이만 보고 짝을 찾아라. 사랑은 서로 생각하기 나름이다"

사실 마지막 짐(?)을 벗어버리기위한 나의 욕심인지도 모른다. 나의 욕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에 옮기면 효자이고, 그렇지 않으면 불효라고 난 단정한다. 인구절감 나라를 위해서도 빨리 결혼하거라!

11월에 친구 자녀 결혼식이 3건이나 있다. 지금은 가족보다 친구들이 더 축복을 해주는 결혼식 현장이다. 암튼 추수하여 먹거리에 걱정이 덜한 혼사의 계절이 와서 좋다.

며칠전 미국에서 손님이 오셨다. 아내의 친구분이기도하다. 시간을 내어서 전국 관광지 투어를 해주어야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못하고 오늘 가까운 서운산 산행을 함께 했다. 한국의 가을을 느끼면서 한국 토속 음식을 대접하고 월든호숫가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고자..

다행히 식사를 맛있게 하셨다. 산행중엔 봄에 꽃이 피어나는 앵초밭에도 갔었다. 낙엽만 수북히 쌓여있다. 꽃을 보려면 5~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가을이 깊어지건만 2023 올핸 특별한 일 없이, 나의 지각과 감정의 세계에 큰 반성과 성과도 없이 지나간 것 같다.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자식들은 자기 세상을 찾아가는 변함없는 인생사다.

친구들, 자녀들 잘 키웠고 부모로서 책임을 다한 그 날 웃으며 하객 친구들을 맞이하면 좋겠다.

그리고 막내야
너도 일찍 가거라.
아빠도 이제 늙었다..ㅎ

20231013, Song s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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