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시조집 '수렴의 시간'

도보사랑 2024. 7. 19. 16:51

시조집 '수렴의 시간'

주말 넉넉한 시간에 단원의 그림 3점(대장간, 마상청앵, 노상파안)을 그리다 택배 초인종 소리를 듣고 받아본 귀한 시조집, 최성자 시인님의 '수렴의 시간'.
그림 연습을 마치고 시조집을 손에 들고 읽어내려 간다.

시인의 서두 말씀이다.
'시조를 쓰는 날,
하나의 상처가 아문다.
하다 만 사랑이 완성된다.
누군가를 만나 마음을 나눈다.
과거와 미래가 지금이 된다.
그렇게 규칙적인 심장 소리에 맞춘 마음, 화양연화(花樣年華) 한 권이 되었다'.

화(花)의 첫 시조, '아침'부터 감동이다.

'껍데기 벗어던진
한밤을 치러내고

무향의 하얀 알몸
방안 가득 앉았네

몽롱이
실눈을 뜨고
맞이하는 반가움'

새날을 맞이하는 감흥을 노래하듯이 읊을 수 있구나. 부드러운 운율을 타고 쉽게 시조를 읊어가는데 나도 모르게 깊은 사유의 세계로 빠져든다. 꽃, 계절, 날씨, 일상의 느낌들을 소재로 읊은 시조엔 사랑과 그리움, 연민, 갈망, 추억 등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대표 시조 '수렴의 시간'은 연(年)에 있다.

'봄 여름 피가 끓어
젊은 날 거침없이
사랑도 맘껏 하고
하고픈 일 매달려

쉼 없는
그날들 동안
철이 들지 못했구나

가을과 겨울 동안
뒤 한 번 돌아보고
자연의 시간처럼
조용히 식혀지면

자라난
성숙한 마음
인생 순리 깨닫겠지'

모든 것을 수렴, 포용하여 생을 관조하는 시인의 마음을 읽게된다. 지나온 길에서 누구를, 무엇을 사랑했고, 어떤 세상을 꿈꾸며 살아왔는지 상상하게 된다.

시인의 깊은 사유가 온전히 스며있는 시조들. 그녀의 삶, 화양연화를 읽고 생각해본다. 우리들 인생의 봄날은 어디에 있는지, 그 봄날을 맞이하기 위해 난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지금 이 순간이 나의 화양연화가 되기위해선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 서민들 삶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 단원 김홍도의 화양연화도 생각하게 된다.

지금 나의 생각(Thinikng), 나의 태도(Attitude)가 영원히 빛날 수 있기를..

20240719, Song s y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홍도 그림연습 소감 2  (0) 2024.07.21
올드 랭 사인  (2) 2024.07.21
폭우  (1) 2024.07.18
단원의 그림 '씨름'  (0) 2024.07.16
김홍도 그림 그리기 연습 소감  (0) 2024.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