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그림 3점
단원 김홍도는 진부에서 '청심대'를 그리고 대관령 고개를 넘기 전 오대산에 있었다. 월정사에 머물면서 월정사, 상원사, 사고(史庫)를 그렸다. 얼마만큼 체류했는지 알 수 없으나 아마 체류기간 중 매일 새벽 예불에 참석하고 전나무 숲도 걸었을 것이다.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유서깊은 사찰이다. 난 7년 전 겨울 늦은시간에 속초에서 귀가하는 길에 잠깐 이 월정사를 찾은 적이 있다. 흰눈이 내린 월정사는 설국이 되어있었다. 고요함을 깨는 독경소리, 얼음을 녹이며 흐르는 개울 물소리, 간간이 전나무숲에서 떨어지며 휘날리는 눈가루가 잊혀지지 않는다. 3년 전엔 동해로 가는 길에 다시 월정사에 들러 영상을 찍은 적이 있는데 두 번 다 월정사에서 약 20리 거리에 위치한 영감사와 상원사, 그리고 조선왕조실록의 곳간인 사고(史庫)에 들러지못해 무척 아쉬웠다. 언젠가 이 3곳을 찾을 생각이다.
단원은 내가 걷지 못한 선재길을 걸어 상원사와 사고까지 올라 웅장한 오대산을 배경으로 화폭에 그 모습을 담았다. 그 그림들이 '금강사군첩'에 실려있다.
단원의 오대산 그림 3점(월정사, 상원사, 사고)을 연필로 그려보면서 내가 가보지 못한 상원사와 사고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리고 단원이 구도의 길, 선재길을 걸으며 심화시켰을 그의 그림세계도 상상해본다.
20240907, Song s 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