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알 때까지 가보자....(2019, 6. 6, 목)
* 둘레길 일부구간과 백운산, 금대산 산행, 5시간 11Km
고교학오름 산행친구들중 지리산을 자주 가보고싶은 친구들이 생겼다. 어머니의 넉넉한 품처럼 포근하고 한민족의 웅혼한 기상을 가지고 있기에 한국명산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있고, 3대에 걸쳐 積善을 해야 밟을수있다는 지리산을 건강할때 마음껏 둘러보고 싶다는 친구들의 바램에 지금까지 지리산을 400여회 이상 답사한 영원한 산사람 수명친구가 기꺼이 안내를 해주겠다고 나섰다.
한달전부터 수명대장은 지리산산행 단톡방을 만들어 간간이 여러 준비사항을 공지했다. 최초 2박3일 코스길을 잡았다가 최종 1박2일 코스길을 확정하고 산장 예약과 필요한 짐(약 8Kg 무게)을 준비토록했다.
첫 지리산 산행길은 노고단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주능선을 종주하는것이 아니고 백무동에서 영신봉에 오르고 세석산장에서 1박후 남부능선인 청학동으로 내려오는 약 17Km의 산행길이었다. 남명 조식과 점필재 김종직이 지리산을 답사하고 남긴 遊頭流錄의 일부 길을 밟고 잘 알려지지않은 남부능선 산죽길을 우선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참가 친구 8명은 서울, 대전, 창원에서 5일 이른 새벽 버스를 타고 백무동에 도착하여 산채비빔밥 점심을 먹고 산행에 나섰다. 근데 아뿔사 친구중 1명이 급체현상으로 쓰러져 119 응급차로 함양병원으로 후송된 돌발사태가 발생했다. 의사인 태영이가 함께 병원으로 간 상황에서 수명대장은 친구가 이상없이 완쾌될것이란 가정하에 산행계획을 수정했다. 영신봉을 오르는것을 포기했다. 나머지 일행은 지리산둘레길 시범마을인 남원 매동마을로 가서 민박집을 잡고 두친구를 기다렸다. 완쾌된 친구는 14시경 매동마을로 합류했다. 하루는 푹쉬고 다음날은 둘레길 일부구간과 지리산 전체를 조망할수있는 금대산을 오르기로 했다. 인심좋은 민박집 주인장의 소개로 이곳의 선비 박치기가 세운 정자, 退修亭을 구경하고 뱀사골에서 내려오는 맑고 시원한 계곡물에 더운 몸을 씻었다. 버너를 피워 가지고 간 고기로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면서 유쾌한 대화도 나누었다.
오늘 새벽 5시무렵 기상하여 소나무가 아름다운 마을동산을 산책한다. 노송외 돌배나무, 고사리, 감자꽃, 금계꽃, 보리수, 찔레꽃 향기를 맡으며 맑은 아침공기를 가슴속깊이 들이켜본다. 솜씨좋은 전라 여주인장께서 정성스럽게 차려준 아침밥을 먹고 매동마을을 나서서 등구재로 향한다. 일원에서 함양으로 향하는 둘레길 일부구간이다. 등구재 고개길 정상까진 약 3.5Km의 거리다. 이름모를 들꽃들을 네이버로 검색해가며 길을 걷는다. 중간 산그늘팬션 쉼터에서 주인장이 내어놓은 솔향기 가득한 감로수가 머리속을 맑게해준다. 마음 넉넉한 여주인장은 지리산 산행의 고수로서 산이 좋아 이곳에 팬션을 짓고 눌러앉아 산행객들을 맞이한다고한다. 그러고보니 주위에 그러한 집들이 여러 채다. 땅값은 많이 올랐다고 한다. 등구재는 거북등처럼 생겨 함양마천과 남원 산내면을 연결해주는 고개길이다. 예로부터 두 고장의 보부상들과 시집, 장가오고 가는 젊은이들이 순박한 꿈을 안고 고개를 넘나들었을것 같다.
등구재 정상에서 함양 마천으로 내려가지않고 우측 산기슭으로 방향을 틀어 백운산으로 향한다. 수명대장은 이 길은 산행객들이 잘 밟지않는 길이고 백운산을 거쳐 유일하게 지리산 전 주봉과 능선(서북, 남북능선)을 한 눈에 조망할수있는 금대산으로 가기위해서이며 금대산 정상아래 금대암에서도 지리산 전체 조망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길은 부드럽고 우거진 숲사이로 간간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친구가 들려주는 유익종이 부르는 "들꽃"이 산행의 분위기를 더해준다. 백운산 정상(902.7m)을 앞두곤 숨이 차오른다. 백운산에서 금대산으로 가는길 중간지점, 시야가 탁트인 무명 암벽(우린 "학오름 바위"로 명명했다)에선 전부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드디어 금대산 정상(847m)에 서니 산은 높지않으나 신기하게도 지리산 전 주봉들(좌측 하봉에서 천왕봉을 거쳐 우측 반야봉까지)과 동서남북 주능선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지리산 주위 산중에 전체를 조망할수 있는 유일한 산이 금대산인 것이다. 지리산 전체를 다 걸은것 같은 기분이다. 지리산을 전부 알때까지 걷고싶은 친구들을 위해 전체를 한 파노라마에 담아주고 싶었던 수명대장의 속깊은 마음이다.
"빨리가려면 혼자가고, 멀리가려면 함께가라 "고 했다. 급체한 친구 종인아, 고맙다. 친구들과 함께 할수있는 삶, 함께 걸을수있는 길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길인지 알게해주어 참 고맙다. 김종직과 조식이 걸은 지리산 사랑의 길과 곳곳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길은 수명대장이 앞으로 잘 안내해줄것이다. 건강이 회복되어 다행이고 친구들과 끝까지 함께한 오늘의 산행, 너무 좋았고 행복했다. 다음 9월 가을 지리산 산행이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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