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호숫가 카페
비가 촉촉히 내리는 부처님 오신 날. 더 슬로우에서 진한 커피를 마시고 싶어 길을 나섰다.
청룡사엔 초파일을 기념하는 불자들이 붐비고 불전에 작은 정성을 올린다. 부처님의 가르침 8正道(正見, 正思惟, 正語, 正業, 正命, 正念, 正精進, 正定)를 수행하면 누구나 복을 받고 소원을 성취할 것이다.
오늘따라 더 슬로우도 빈 자리가 없다. 그래 가보지 못한 '월든의 호숫가'로 가보자. 소로우를 만날지 모른다. 작은 오두막 카페로 보였는데 붓꽃, 프랑스국화, 넝쿨장미 등 예쁜 꽃들이 피어 있는 야외 가든도 있는 꽤 넓은 공간이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실내는 하나의 화실이고 캘러리다. 주인장 화가가 그린 캔버스 그림과 벽면의 그림들이 커피 향을 더욱 짙게 만든다. 50대로 보이는 주인장은 10여 년전 이곳이 소로우가 살았던 월든의 호숫가처럼 느껴져 커피집을 차려 꽃나무들을 키우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찾아오시는 손님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소로우처럼 오두막에서 독서하는 것을 좋아하며 소유와는 거리가 먼 마음의 소유자들인가. 이루고자하는 꿈에서 잠시 벗어나 인생의 진정한 멋을 찾고자하는 사람들인가. 자연을 벗삼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살고 싶은 분들인가. 무소유가 주는 참 행복을 느끼며 살고자 하는 분들인지..
난 알 수가 없다. 내가 나를 잘 모르는데 어찌 타인의 마음과 취향을 알 수 있겠는가. 단지 소로우가 살았던 그 시대로 돌아가 상상을 하며 그의 삶을 동경할 뿐..
소로우가 물음을 던지는 것 같다.
점점 종교와 정신적 가치에서 멀어지는 현대인에게 당신들은 진정 무엇을 찾고, 무엇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풀잎의 이슬 같은 짧은 삶이지만 누구나 아침 햇살을 생각하지않고 자신만의 소소한 삶을 살아간다.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며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 길을 나서기도 한다. 긴 여행길에서 아니면 짧고 강렬한 명상에서 그 가치와 의미를 찾아 행복을 맛보기도 한다. 그 행복이 충만되고 길수록 성공적인 삶인 것이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긴 고행의 길을 걸어 간 석가모니, 자연속에서 무소유로 행복을 추구한 소로우.. '월든의 호숫가' 카페에서 잠시 만난 자유로운 영혼들이다.
20230527, Song s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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