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창해 정란'을 읽고..

도보사랑 2023. 8. 15. 15:22

'창해 정란'을 읽고..

인간은 꿈을 쫒아 살아간다. 꿈을 실현시키는 사람은 미련할 정도로 의지가 굳고, 인간성이 곧음을 발견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헛되고 황당한 생각을 가지고 이리저리 궁리만 하다가 늙어간다. 미덥지 않아 한 걸음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산하가 주는 명운을 알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기인들.. 정란도 그 중의 한 사람. 그가 왜 평생 산을 찾아 길을 떠났는가? 그가 조선의 이름난 산을 전부 걷고 정리한 '불후첩(不朽帖)' 서문에 그 대답이 있다.

뜻을 품으면 실행하는 것이 진정 의미있는 삶이다. 그의 걸음을 안장에 실어준 산행의 도반, 노새 청풍을 둔 그는 행복한 사람이었다.

- 불후첩 서문 -

사람들에게 조롱당하고 멸시받던 사람이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혀끝으로만 놀린다면 그 흉허물이 어디로 가겠는가? 내 진정성은 발끝에 있었음을 먼저 밝힌다. 사람을 활기차게 만드는 것은 정신이 있기 때문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두 눈이 있기 때문이다. 정신이 막히면 속이 답답해지고, 세상을 좁게 보면 견문이 좁아진다. 산행의 가치는 산에대한 진정성이다. 거들먹거리거나 속되지 않았을 때 비로소 자연이 베푸는 생명수를 맛볼 수 있다. 그 달콤한 맛을 옮겨줄 방법이 없기에, 다만 세상과 빗대어 내 생각을 적을 뿐이다. 모든 사람이 안주하는 세상은 너무나 비좁아 늘 다툼이 많다. 하나 눈과 마음을 밖으로 돌리면 확 트이고 활기찬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내 조국 팔도가 얼마나 아름답다는 것을, 자연 속 천지 만물이 진정한 스승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평생 내가지키고자 했던 뜻이다.

20230813, Song s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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