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일지

고구마 캐기

도보사랑 2023. 10. 8. 02:35

고구마 캐기

지난 5월 20일 모종을 심은 고구마를 캤다. 약 5개월만이다. 중간중간에 무성하게 뻗은 줄기를 따서 영양분이 뿌리로 가도록 했건만 생각보단 알이 크지도 않고 수확량도 적었다. 그래도 좋아하는 고구마순 볶음 반찬을 자주 해먹었기에 큰 만족

다소 늦은 시기인 9월초에 파종한 김장배추는 불과 1개월만에 엄청 자랐다. 무우도 제법 알이 굵어지고 있다. 대파와 쪽파도 잘 자라고 있고, 고추가루도 충분히 확보했으니 올해 김장은 먹을 만큼만 담으면 되겠다. 갓김치도 싱싱하게 자라고 있어 여수 갓김치 흉내도 낼 수 있을 듯하다. 젓갈이 중요하니 광천장에나 가볼까..

쪽파는 11월에 김장배추와 함께 수확후 다시 씨앗을 심어 겨울중 얼어도 내년 봄에 파릇파릇 싹이 올라와 재수확이 가능하다고 하니 11월에 남은 씨앗을 심을 계획이다.

밭 중간중간 누런 호박도 몇 개 뒹굴고 있고, 감은 익어가고, 도토리도 마당에 많이 떨어졌다. 처형은 어느새 주운 도토리를 다라이에 담아 물에 불리고 있다. 술을 드시지 않는 두 분, 올해도 묵을 쑤어서 막걸리 안주로 나 먹어라고 준비하시는 것 같다.

손윗 동서 형님의 고향 배미마을은 과거엔 어촌의 기능이 더 강했다고 한다. 마을까지 뱃길이 들어와 서해안 숭어, 망둥어, 쭈꾸미 등을 잡아 조암 어판장에 보냈다고 한다. 지금은 기아자동차 공장이 간척지에 들어서고 크고 작은 공장들이 생기고 있어 어촌의 기능을 잃었다. 서해 낙조를 보려면 차로 20여 분 궁평리항까지 가야한다. 땅과 바다에서 직접 생산한 먹거리를 즐겼던 시절이 사라지고 공장 임금으로 국내, 국외산으로 표기된 먹거리를 사먹는 세상이 되었다. 편할지는 몰라도 건강에 결코 좋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곳 농장에서 직접 수확한 농작물에 애정이 간다. 농장 바로 앞엔 교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체험 동물농장이 생겼다. 소(牛) 사료로 쓰기위한 넓은 목초지도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주말이면 어린이들이 찾아 오고, 우사(牛舍)가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는 점은 좋아 보인다.

내가 직접 심었던 고구마를 수확하고, 시원한 저녁 바람이 불어온 배미마을의 과거와 오늘날의 풍경을 가슴에 담아온 하루.

20231007, Song s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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