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걷어내다
형님이 농장으로 불러주셔서 '잘 됐다. 가서 일 도와드리고 쑥도 캐고..'
농사 제대로 배울 생각 부족한 가짜 농부는 엉뚱한 궁리만 한다.
농장에 오니 이미 비닐멀칭한 일부 밭에 심은 오이, 가지, 옥수수, 당근, 토마토, 완두콩, 상추, 쑥갓은 어느새 꽤 자랐다. 노지에 심은 딸기도 노란색을 띄며 열리기 시작했다. 올해도 당도 좋은 딸기 세이크를 맛볼 수 있을 듯.
형님은 지난 해 농사를 지었던 넓은 땅은 올핸 쉬게하고, 묵혀두었던 땅 200여 평에 고추와 고구마를 심겠다며 트렉터에 올라타셔서 금방 땅을 다 갈아 놓으신다. 나온 돌을 걷어내어 밭 밖으로 옮겨 놓는 것은 가짜 농부인 나의 임무. 앞으로 2주내 고추와 고구마 모종을 심어 10~11월에 수확 예정이란다. 작년에도 고추를 엄청 많이 수확하여 김장을 잘 담았다.
쑥이 지천이라 간간이 쑥을 캐고 예쁜 꽃들 사진도 찍었다. 장미과에 속하는 죽단화, 금화채(붉은 토끼풀)가 꽃을 피웠고, 백일홍도 곧 필 것 같다. 꽃 화단을 만들면 좋겠다는 나의 제안에 형님께선 '올해 화단과 원두막을 함께 만들어보자'고 말씀하신다. 올해는 원두막 아래에서 쉬고, 삼겹살도 구워 먹는 농장의 풍경이 될 것 같다.
농기계도 운전 할 줄 모르고 작물별 파종시기도 제대로 모르는 가짜 농부에게 하나라도 알려주기 위해 애쓰시는 은퇴목사 형님이 고맙다.
20240504. Song s 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