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둘레길 10구간(우면산 코스)
우면산은 관악산 동쪽에 있는 해발 293m의 산이다. 오늘은 지난 9구간 걸음에 이어 매헌숲에서 우면산 숲길을 관통하며 사당쪽으로 걷는 둘레길 우면산 코스를 걷는 날. 예정된 거리는 약 7.6Km. 우린 매헌숲 관리사무소에서 만나 우면산으로 향한다.
원래 이 둘레길은 우면산 정상에 이르기 전 소망탑을 지나 예술의 전당 뒤 북쪽 사면쪽으로 걷는 길이다. 우면산 북쪽 사면엔 소나무, 잣나무 등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 숲 그늘이 좋고 길 또한 넓고 평탄하다. 그래서 신록의 계절에 이 코스를 걸으면 좋은 힐링이 된다고 소문 나 있다. 우린 산행대장 뒤를 묵묵히 따라간다. 오르막 길을 계속 오르니 우면산 정상이다. 둘레길을 벗어나 정상에 오른 이유는 앞장 선 리더만이 알 뿐이다. 코스 길이 너무 짧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정상을 밟은 것인가, 아니면 백두대간을 눈 감고도 종주한 산객이 잠시 방심한 사이 정 코스를 벗어나 300미터도 안되는 동네 뒷산에서 길을 잃은 것인가. 난 속으로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데 산꾼도 길을 잃을 수 있지.. 친구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산행대장은 하산하여 정상 길에 다시 접어들고 나서 겨우 300미터 더 걸은 것이라고 말한다. 앞장 서는 늑대 무리 우두머리를 군말 없이 잘 따르는 우리지만 기분은 조금 이상하다.
예술의 전당 뒷편을 지나니 울창한 숲길이 나타난다. 소문 그대로 소나무, 잣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고 길도 부드럽다. 북쪽을 보니 남산이 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로 북한산이 아득히 보인다. 이름 모르는 약수터를 지나니 남부순환도로가 보인다. 차소리가 들리니 목적지 사당에 거의 다 이른 모양이다. 맑고 깊은 숲속을 걷다가 소음 가득한 곳으로 나올 때 그 기분을 누가 알겠나? 그래도 저 멀리 지나온 우면산을 바라보며 '우리 많이 걸었네. 아직 살아 있네'라고 목소리가 높아진다.
우체통 모양의 빨간 인증 스템프 찍는 곳이 눈에 들어온다. 인증 스템프를 찍으며 오늘의 서울둘레길 10코스 걸음은 종료. 느닷없이 둘레길을 벗어나 우면산 정상에 올라 땀을 더 흘린 오늘의 걸음. 우린 대붕(大鵬)이 벽오동 심은 뜻을 아직도 잘 모르니 다음 둘레길에서 그 뜻을 밝혀낼 수밖에.
저녁 식사는 방배동까지 이동하여 '만다린'에서 했다. 갈증을 시원한 맥주로 달래고 중국 전통 요리를 맛있게 먹었다. 새로운 회사 경영전문위원으로 재취업한 기웅이가 자축이라며 호스트한 자리에 멀리 인천에 계신 노모 간호로 함께 걷지 못한, 서예와 한시의 대가 태호가 자리를 함께 해주어 2차 둘레길 마무리 자리가 빛이 났다. 아소에 이어 일본 도쿄 근처에 골프장을 새로 연 영진이가 카톡으로 9월 연휴기간 중 전부 오라고 한다. 고향을 지키는 재엽 회장이 구체적인 계획을 단톡방에 올릴 것이다. 둘레길 걷는 수도권 친구들을 고려하여 일본 여행 일정이 정해지겠지. 몸은 멀리 있어도 언제나 마음과 행동을 함께 하고자 하는 고교 3-9반 친구들!
20240524, Song s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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