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111

서울둘레길 걸음의 시작

서울둘레길 걸음의 시작 지난 1월 17일 고향 친구들과 몽촌토성을 걷고 나서 올해는 시간이 나는 대로 서울둘레길(8개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을 걸어보자고 했다. 오늘 그 첫 걸음으로 양재 시민의 숲에서 청계산 입구까지 걸었다. 이 길은 서울둘레길 코스는 아니지만 둘레길 걸음을 위한 시작의 의미가 있다. 한양 4대문과 도성을 넘어 한수(漢水)를 가로지르고, 한양을 품고 있는 외곽산들을 이어 원(圓)의 모습으로 만든 서울둘레길은 서울이 나라의 중심임을 알리는 길이다. 북한산, 관악산, 구룡산, 아차산 등을 포함하여 산과 물을 연결한 서울둘레길은 마치 신체에 없어서는 안 될 말단의 실핏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인들도 "깊고 아름다운 서울둘레길을 걸으면 진정한 한국의 美를 발견한다"고 했는데 난 60년이 넘..

여행스케치 2024.03.09

휴게소의 테마공원

휴게소의 테마공원 옛날엔 산천을 유람하다 잠깐 먹고 쉬는 장소로 주막을 찾았다. 지금은 고속도로 휴게소가 그 기능을 대신한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많은 휴게소 중에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휴게소는 충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천등산휴게소와 대구광역시 군위휴게소다. 시설의 깨끗함이나 이용의 편의성, 제공되는 식사의 질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이 곳에 설치되어 있는 테마시설 때문이다. 잠깐 거치는 장소에 그 고장을 상징하는 역사 테마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고장에 대한 사랑이요 자긍심이다. 휴게소 안내소에 지역내 관광지나 특산물을 소개하는 팜플렛이나 소책자는 비치되어 있어도 역사 테마공원이 있는 곳은 흔치 않다. 내가 가보지 못한 휴게소에 비슷한 테마공원이 조성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아직 없는 곳이라면 전 고장 사..

여행스케치 2024.03.07

삼구회, 아소(阿蘇)에서 2023년을 보내며

삼구회, 아소(阿蘇)에서 2023년을 보내며 4년 전 우리가 만 60세가 되었던 그 해 6월에 처음으로 찾았던 일본 큐슈 아소, 올해(2023)는 가을이 떠나가는 시기에 찾았다. 이번 총 22명이 참석한 아소에서의 송년 모임은 골프와 트레킹, 료칸에서의 온천힐링이 주 일정이다. 고향 인근의 친구들은 부산공항에서 후쿠오카로, 수도권 거주 친구들은 인천공항에서 구마모토로 들어와 첫 날(11. 24) 오후 14시 경에 아소산 분화구에서 조인(Joint) 했다. 이곳 '아소 야마나미' 골프장 주인인 친구 영진이가 우리를 맞이하여 세심한 가이드를 해준다. "아소여행은 아소분화구를 먼저 보고, 다이칸보 전망대에서 칼데라 지역을 조망한 후 구중산을 오르면 아소산(阿蘇山)을 거의 정복하는 것"이라고.. 아소산은 구마모..

여행스케치 2023.11.28

시월의 여주 풍경

시월의 여주 풍경 여강, 억새, 황돛단배, 영월루, 세종대왕릉(英陵), 장영실의 과학산물, 초승달, 그리고 조선왕릉문화제 공연 리허설.. 음력 3일 경에 뜨는 오른쪽이 둥근 눈썹 모양의 초승달은 소헌왕후의 예쁜 눈썹. 리허설에서 장영실을 때리는 곤장은 세종의 애민 정신. 왕보다 2살 연상의 소헌왕후는 남편인 세종을 사랑하여 많은 왕자, 공주들(8남 2녀)을 낳았고 4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살아 생전엔 왕후의 부친 영의정 심온을 비롯하여 청송 심씨 가문은 시아버지 태종에게 죄도 없이 숙청당했다. 남편 세종의 상심은 컸을 것이다. 그러나 부왕의 뜻을 알았던 영민한 세자였기에 인내하며 공부하여 후세에 불후의 업적을 남긴 왕이 되었다. 소헌왕후는 죽어서 시아버지 태종이 묻힌 헌릉 서쪽편에 묻혔다. 4년 뒤 세..

여행스케치 2023.10.22

북악 걸음

북악 걸음 한국의 정치 무대 청와대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군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정치인의 세속적인 정치 야망이 아닌 국민의 삶, 생활의 터전에 자리 잡히기를 진정으로 바래봅니다. 전쟁의 포화속에 후퇴의 길만 걸었던 국군이 38선을 넘어 북진했던 오늘을 기리기위해 한양 땅을 밟았습니다. 동행한 고교 동기가 고맙기만 합니다. 군 출신인 전 6.25 전쟁의 역사를 짧게 설명해 주면서 60대 우리가 오늘을 사는, 살아가는 의미를 되새기면서 식사를 하면서 막걸리 반주를 나누었습니다.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 하늘은 무척 맑았고 방문객들도 즐거워 했던 하루, 짧은 북악산 거리를 걸었던 하루였습니다. 많은 피를 흘렀던 우리의 전쟁사를 기억하며 오늘을 사는 의미를 되새기면 좋겠습니다. 가을 하늘이 맑고, 젊은 ..

여행스케치 2023.10.08

함안 여행 #3

함안여행 #3 - 가야 5일장과 악양뚝방길 - 아주 어릴적 어머니와 마산에서 기차를 타고 함안 가야장에 가끔 왔었다. 진귀한 물건들을 사고 소싸움을 구경하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 기찻길이 아라길이란 이름으로 일부 남아 있어 반가웠다. 가야장은 5일장이다. 31일이 마지막 날인 달엔 30일이 아닌 31일에 장이 열린다. 가끔 30일에 와서 허탕치는 사람들이 있다고한다. 과거 추억을 되살리고 싶어 장에 진열된 각종 특산물들을 사진으로 담았다.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우뭇가사리 콩국도 한 그릇 사 마셨다. 함안천이 남강과 만나는 악양뚝방으로 갔다. 가을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리며 가을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처녀뱃사공 노래가락도 남강물이 보이는 이곳 악양뚝방에서 탄생했다. 줄배나 노를 저어 건너는 남강이 보..

여행스케치 2023.09.26

함안 여행 #2

함안 여행 #2 - 함안과 영주, 그리고 무진정 축제 - 함안엔 조씨외에 명문가 순흥 안씨들이 있다. 아시다시피 고려때 주자학을 최초로 전파한 인물은 순흥 안씨 안향(安珦)이다. 안향은 경북 영주 순흥에 위치한 숙수사(宿水寺)에 머물며 공부했는데 안향의 후손들은 함안에서 많이 살았다. 숙수사는 이후 함안사람 주세붕에 의해 백운동 서원이 되었다. 조선 중종때 고관직에 있었던 안당(安塘)은 안향의 후손으로서 개혁을 추구했던 사림파 조광조를 지지하다 아들과 함께 죽임을 당했는데 이 또한 함안 사람이다. 주세붕은 합천 율곡에서 태어났으나 7세 때 외가가 있는 함안 칠서로 옮겨와 살았다. 1541년(중종 36년) 풍기 군수로 나아가 한국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 서원(白雲洞書院)을 창건하였다. 백운동 서원은 이후 퇴..

여행스케치 2023.09.26

함안여행 #1

함안 여행 - 말이산 고분군 - 최근 함안 말이산 고분군을 비롯하여 7개의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함안 시내에 들어서니 곳곳에 이를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줄지어 있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아라가야의 타임캡슐이다. 말이산 고분군은 아라가야의 왕과 귀족들의 무덤이 조성되어 있는 곳으로, 해발 40~70m 높이의 구릉에 남북 약 2Km의 능선을 따라 40여 개의 능이 줄지어 있다. '말이'란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산위의 산'같은 경외로운 느낌을 준다. 일부러 해가 넘어간 어스름 저녁에 왔다. 13호분에서 궁수자리, 전갈자리 등 134개의 별자리가 그려져있는 무덤방 천장 덮개석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에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밤하늘의 별자리를 상상하며 아라가야의 신화를 만나고 ..

여행스케치 2023.09.26

처인성

처인성(處仁城) 누가 '生居鎭川 死後龍仁'이라 했나. 인구 100만을 돌파한 용인, 인구 절감의 진천을 보면 오히려 '生居龍仁 死後鎭川'의 느낌이 든다. 처인성을 찾아 용인에 오니 나지막한 야산들이 많이 나타난다. 평지에서는 한 치가 높으면 산이요 한 치가 낮으면 물이라고 하였는데 낮은 산들이 여기저기 뭉쳐 있으니 생기가 넘치는 느낌이다. 용인 땅엔 물도 풍부하다. 용인의 주산 석성산(471.3m)을 중심으로 3갈래의 물길이 흐른다. 경안천은 동북쪽으로 흘러 팔당댐의 한강물과 합수하고, 탄천은 구성~수지~분당~송파를 지나 한강과 합수하며, 오산천은 남쪽으로 신갈~기흥~진위를 지나 아산만으로 흘러가니 용인은 크게 보면 일산삼수(一山三水)의 땅인 것이다. 이런 땅 용인 처인구에서 지금으로부터 791년 전 고..

여행스케치 2023.09.19

포도

포도 지난주 일요일엔 이틀 동안(9. 2~3일) 열렸던 송산 포도축제에 가 보았다. 축제장소는 변함없이 화성 서신면 궁평항. 2005년부터 매년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캠벨, 샤인머스켓, 블랙사파이어, 씨없는 포도 등 종류도 많았다. 맛은 변함없이 달았다. 국방부 근무시절 업무차 충북 영동에 자주 갈 일이 있었는데 영동 포도도 아주 맛이 좋았다. 어릴 적 국민학교 교과서엔 '사과는 대구, 복숭아는 소사, 포도는 안양'이라 했는데 지금은 포도의 주 산지로 영동, 송산, 입장이 유명하다. 대체로 충북에서 경기 남부권이 포도 재배에 맞는 기후 조건을 갖춘 것 같다. 현재로선..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기에 조만간 포도의 주 산지도 바뀔 것 같다는 생각. 사과는 이미 강원도 양구 등 북부지역에서 더 활발하게 재배되..

여행스케치 2023.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