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2019 삼구회 정모(2019. 10. 8~9)

도보사랑 2019. 10. 10. 08:04

2019 삼구회 정모(2019.10. 8~9)

 

올해 5월 '호미곶 해파랑길과 경주 왕의길'을 걸은 삼구회 정모에 이어 가을을 맞이하여 10월 2차 정모를 고향 마산에서 가졌다.

 

재엽 회장은 일찍부터 정모 공지를 하면서 반친구들이 많이 참석하기를 원했다. 그 정성에 서울, 거제등에서 먼걸음을한 친구들을 포함하여 총 18명이 참석하였다. 회장은 멀리서 온 친구들 잠자리를 위해 마산 어시장입구에 있는 LCT호텔방을 미리 예약하고 식사장소로 어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횟집(다복식당)도 정해두었다.

 

산사나이 수명이는 친구들 체력단련과 가을 운치를 느끼게하기위해 산행을 계획하고 공지했다. 원래 정모계획은 8일저녁 식사, 9일오전 저도비치로드 해안트레킹이었는데 8일오후 무학산 산행이 추가된것이다. 물론 산행은 시간이 가용하고 원하는 인원만 하는것으로...

 

1일차 산행과 저녁식사(10. 8)

 

난 산행에 합류하기위해 예약된 기차를 타고자 일찍 평택집을 나섰다. 그러나 아뿔사 하필 오늘 철도노조파업으로 기차가 40여분 지연 운행...평택역에 도착하는 아무 열차를 타고 대전역으로 내려와 예약된 마산역행 KTX를 겨우 탈수있었다. 마산역에 도착하니 고향의 푸른하늘이 나를 반겨주었다. 산행팀(7명)은 유명한 돼지국밥 식당에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무학산으로 향했다.

 

산행지 무학산(761.4m)은 모교 뒷산이다. 합포만을 내려다보며 마산항 전체를 감싸안고있는 한국 100대 명산중 하나다. 고교시절 운동장에서 매일 바라다본 큰 바위산, 무학산은 합포만 중앙에있는 고래모양의 돗섬과함께 마산을 상징하는 산이다. 신라 최고의 학자 최치원이 마치 학이 날개를 활짝펴고 춤추며 날으는 모습의 산이라하여 舞鶴山으로 명명하였다.

 

산행은 서원곡 백운사에서 출발하여 걱정바위~정상~중봉~학봉~서원곡으로 하산한 원점회기 약 3시간 30분, 8Km를 걸었다.

무학산 정상에서 함안, 고성, 진동 자락과 합포만을 바라본 감회가 새로웠다.

 

나의 고향 마산은 나라의 운명과 함께한 역사를 간직하고있다. 조선 임진왜란시 이순신의 첫 승리해전인 옥포해전이 이곳에서 치뤄졌고, 6.25전쟁시엔 낙동강 워커방어선이 형성된 가운데 부산을 점령코자 호남을 거쳐 서남방으로 진출한 북괴 6사단을 이곳에서 저지하였다. 서북산, 여항산 일대에서 격전이 벌어진 진동리전투의 현장이다. 한국 현대정치사의 물줄기를 바꾼 3.15의거와 부마사태의 진원지이기도하다.

 

그래서 마산인이 일어나면 한국정치가 바뀐다는 속설이 있다. 실제 최근 10월 3일 종북좌파정권에 반대하는 광화문집회에 마산고 출신 시민들이 대거 버스를 타고 광화문으로 올라왔다. 아직까지도 불의에 항거하는 의기가 살아있는 곳인것이다.

 

모든 친구들이 합류한 저녁식사 자리는 우리의 추억을 되살리고 건강하게 살자고 약속하는 자리다. 재엽회장님의 그간 모임 경과보고에이어 한명씩 돌아가면서 읊조리는 건배사에 우리의 우정과 삶은 더욱 깊어가기만한다.

밤이 짧게 느껴지는것은 지난 추억이 그립고 못다한 이야기들이 많기때문이다.

 

2일차 저도비치로드 트레킹(10. 9)

 

고향에서 맞은 아침, 방커튼을 열고 합포만을 바라본다. 이은상이 작사한 고향을 노래한 '가고파'를 듣는다. 친구들과 호텔의 정갈한 아침식사를 마친후 오늘의 해안트레킹 지역으로 향한다.

 

저도비치로드는 구산면에 위치한 콰이강의 다리에서 출발한다. 저도 연육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포로들이 건설한 다리와 비슷하다고하여 콰이강의 다리로 불리운다. 발아래 바다가 훤히 보이는 스카이워크와 사랑의 자물쇠 조형물, 느리게 배달되는 우체통을 설치하여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하다. 영화 '인디안썸머'의 주인공인 박신양과 이미연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에 등장하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부상한 곳이다. 연인들 사이에서는 손을 잡고 다리를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섬을 껴안듯이 둥글게 만들어놓은 비치로드는 산행의 묘미를 즐길수 있을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푸른 남해바다 풍광에 가슴이 탁트이는 느낌이다. 친구들은 각 전망대에 이를때마다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나이 들어가도 느끼는 감흥은 변함없는가보다. 저도에서 가장 높은 용두봉정상(202.7m)에 4명이 올랐다. 어제 다소 무리한 친구들은 해안코스를 즐김에 만족하고..

 

용두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연육교와 주변의 바다, 하늘풍광이 참으로 조화롭고 아름답다.

 

하늘인지 바다인지

바다에 비친 하늘색인지

하늘에 비친 바다색인지

지중해 빛깔처럼 짙은블루에 취해 마음도 활짝열린다.

바다내음을 마시며 뿜어내는 솔향, 소나무 사이사이로 비치는 바다와 하늘과 구름은 한편의 풍경화다.

 

해안트레킹후 가포에 위치한 '옛 영도장어구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여태까지 먹어본 장어구이중 최고라고 극찬한다. 나도 동감이라 식사후 식당명함을 가지고 나왔다. 헤어지기 아쉬워 지중해 카페에 들러 진한 커피와 블루베리 아이스크림을 먹고 마지막 단체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이번 삼구회 정모를 계획하고 고향에서 많은 친구들을 볼수있게해준 재엽회장님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모든 회원들이 동의한 연임을 축하드린다.

계획된 일정대로 행사장소를 일일이 체크하고 멀리서 오는 친구들 한명한명을 안내해준 진현 너무나 수고하셨다.

 

올해 환갑을 맞이한 우리, 각자 걸어온 길은 달라도 고교 3-9반 교실에서 함께 떠들고 공부했던 추억은 영원히 가슴속에 남아있다. 항상 마음의 고향 가고파 바다도 변함없다.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산을 오르고 해안 비치로드를 걸을수 있음에 감사하다. 진한 우정을 담아 한잔 술을 건배하는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내년 4월 정모는 미나리가 한창일때 청도에서 갖기로 하였다. 벌써 그때가 기다려진다. 삼구회 친구들 그때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볼수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