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애사, 청령포(2019. 11. 10, 일)
영월 청령포, 계유정난이후 단종이 작은아버지 세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유배된 곳이다. 동남북 삼면이 물로 둘러싸이고 서쪽엔 육육봉 험준한 암벽이 솟아있어 나룻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건널수없는 육지속 섬같은 곳이다.
세조가 조카의 왕위를 찬탈한 계유정난, 단종복위를 꾀하다 죽임을 당한 사육신 사건, 이후 세조3년(1457년) 단종은 궁에서 살지못하고 이곳 청령포에 유배되어 약 4개월후 사사(賜死)되었다.
아버지 문종의 혈육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죽음까지 강요당한 비정한 권력의 세계다.
당시 박팽년, 성삼문처럼 죽음을 무릅쓰고 저항하진 못했어도 혈육들을 무참히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권력을 부정하고 냉소를 보낸 사람들은 많았으리라.
사약을 들고온 금부도사 왕방연이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통한 심정으로 청령포를 바라보며 읊은 시조비가 서 있다.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님 여위옵고 내마음 둘데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서 울어 밤길 예 놋다"
단종이 죽고 약 220여년이 지나 영조는 '단종이 이곳에 계실때의 옛터'라는 친필로써 이곳을 기리는 비(端廟在本府時遺址碑)를세웠다. 조선왕조에서 가장 장수하면서 제위기간이 길었던 영조는 17세에 단명한 단종을 기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단종이 머물렀던 공간인 御所, 단종이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觀音松, 자신의 앞날을 예측할 수없는 근심속에서도 한양에 두고온 부인 송씨를 생각하며 막돌을 주워 쌓아올렸다는 망향탑 등을 둘러보았다.
단종은 죽어서 암장되었다. 중종때 이르러 묻힌 곳을 찾았다.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선대가 묻혀있는 한양으로 이장되지 않았다. 그의 묘, 장릉을 보고가는것이 도리인것 같았다.
비정하고 비열한 조선의 王政史다.
'여행스케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 가을 삼구회모임(2021. 11.28~29) (0) | 2022.01.02 |
---|---|
2020 가을 삼구회정모(2020. 11.20 ~ 21) (0) | 2020.11.23 |
가을여행, 대마도(2019. 10. 27~28) (0) | 2019.10.30 |
2019 삼구회 정모(2019. 10. 8~9) (0) | 2019.10.10 |
안성의 석남사(2019. 10. 6, 일) (0) | 2019.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