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의 양반들 단원 김홍도의 눈. 평민과 동물, 자연을 향한 그의 눈은 따뜻하나 조선의 지배계급인 양반을 향할 때는 사뭇 다르다. 그러한 느낌을 받는 그의 그림을 연습해본다. 혜원 신윤복의 그림 '단오풍정'엔 단오날 냇가에서 목욕하는 여인들을 훔쳐보는 두 어린 소년이 나온다. 외설스럽기보단 다소 익살스런 모습이다. 그러나 단원의 그림 '빨래터'에서 빨래하는 여인들을 훔쳐보는 사내(젊은 양반이다)의 모습에선 다른 느낌을 받는다. 빨래터에서 두 여인은 빨래방망이를 열심히 두드리고, 한 여인은 물에 발을 담그고 빨래를 세탁하며, 바위 위에서는 빨래를 끝낸 여인이 머리를 땋고 있는데 큰바위 뒤에서 한 사내가 이 모습을 훔쳐보고 있다. 빨래하는 모습이 궁금해서인가? 숨어서 부채로 얼굴을 가린 것을 보니 음흉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