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에 나타난 단원의 불교 세계 기록을 보면 단원 김홍도는 56세 때 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했음을 알 수 있다. 그를 적극 지원해주었던 정조가 죽고 나서 모든 벼슬과 궁중 도화서를 떠나 힘든 생활을 했다. 62세 때 사망했으니 약 5~6년 동안 병과 시름하면서 곤궁한 삶을 보낸 것이다. 이 시기에 그린 그의 작품들은 모두 가을 걷이가 끝난 휑한 들판처럼 쓸쓸한 바람소리가 나는 것 같다. 대표적인 것이 내가 연필로 그려본 '소림야수도'와 '추성부도'이다. 단원의 그림을 연습하면서 내가 무의식적으로 추적해온 것은 그의 신앙세계의 흐름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는 신앙(종교적 신념)처럼 단원도 어떤 신앙에 가까운 내면 세계를 가졌는지를 발견해보는 것이었다. 난 2주 전 글에서 "세상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