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옥순봉은 충북 제천시 수산면에 있는 기암 봉우리다. 희고 푸른 여러 개의 봉우리가 마치 대나무 싹과 같다고 하여 옥순봉이라고 이름 붙여졌는데 강선대와 이조대가 마주보고 있는 기암 괴봉이 거대한 병풍처럼 펼쳐지면서 충주호와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을 연출한다. 단원 김홍도는 이 옥순봉을 그렸다. 아마 제천에서 가까운 연풍(지금의 괴산) 현감 시절에 이곳을 유람하면서 그린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월악엔 수많은 기암 절벽들이 있다. 그림을 보니 작년 7월에 월악 북바위산을 찾았을 때 송계계곡에서 보았던 망폭대(望瀑臺)가 생각났다. 옥순봉을 축소하여 옮겨놓은 것 같은 모습의 망폭대. 옥순봉을 연필로 그리다 이젠 이름난 월악의 봉우리들을 더이상 밟을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문득 든다. 중봉, 영봉, 마패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