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세상 통속과의 대화 장마가 끝나고 무더운 여름이 오면 대나무 숲속 바람의 소리를 듣고 푸른 동해 물결이 보고 싶어진다. 창해 정란 선생이 한평생 산행의 도반 청풍과 이별여행 중 청풍이 숨진 청려동(靑驢洞, 청노새 동네)과 관동 8경 중 으뜸인 죽서루가 있는 삼척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휴가철이 다가왔는가보다. 혜원의 대표적 작품 30풍속화 전부를 모사(模寫)로 연습해보았다. 각 그림 일부를 그린 것이지만 화가 혜원의 심미안을 통해 인간의 삶과 당대 세상을 엿볼 수 있은 것 같아 좋았다. 모사 그림에 대해 잘 그렸다, 못그렸다는 평가는 아무 의미가 없다. 다만, 시각의 편중, 집중의 결여, 붓터치의 가벼움, 색칠의 융통성 등으로 혜원의 그림을 망가뜨린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