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감상 27

그런 사람

그런 사람 오솔길을 걸을 때 알게된다 이 길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아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란 걸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를 바라보며 알게된다 알아서 눕고 모든 걸 줄 수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란 걸 나무 가지 사이로 흩날리는 잎새에 묻은 향기를 맡으며 알게된다 떨어지고 지쳐도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란 걸 여태 어떤 사람인 걸 알지 못해 부끄러움도 몰랐던 사람이 벤치에 앉아 편지를 띄우고 못다한 사랑을 노래한다 깊은 가을같은 노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https://youtu.be/TV-U45a4Auk?si=0KEGn6jNmZOiGRfp 20231106, Song s y

시감상 2023.11.06

여름 살려

여름 살려 빤주만 입은 아이들 여름 사냥 중이다 여울목에 반두 척 걸어놓고 첨벙첨벙 물고기 후치면 수초며 풀섶에 자근자근 밟힌 여름을 새빨간 양동이에 주워 담고 호박꽃 속에 앵앵거리다 풀쩍 도망치는 여름을 잠자리채 들고 뒤쫓는다 아이고야, 여름 살려! - 손준호, 시 '여름 살려' 광경만 떠올려도 즐겁습니다. 행복합니다. 이런 기억으로, 아무런 근심 없던 추억으로 이 여름을 건너갑니다.

시감상 2022.07.30

이런 날이면..(2022. 6. 29, 수)

이런 날이면..(2022. 6. 29, 수) 잿빛 하늘에 비가내린다. 굵어지는 빗줄기속에 찾아드는 어둠속에 깊었으나 멀어져간 사랑이 숨어있다. 그날 비가내리고 네가 떠난뒤엔 외로움이 아닌 슬픔이 찾아왔다. 꽃은 순간에 피고지고 강가의 노을은 비냄새에 젖어 바랜 색으로 서서히 저물어갔다. 비오는 날엔 아프다. 하늘이 참고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믿음속에 피어난 사랑에도 아픈 이별은 예외없이 찾아온다. 會者定離, 만남엔 헤어짐이 숨어있기때문이다. 우린 떠나간 사랑을 슬퍼하지만 언젠가 만남을 기대한다. 단절속에 성장을 추구하는 인간의 삶이기에 아픈 빗속을 걸어도 외롭지않는 이유다. 사랑하지 않는 삶이 어디 있으랴 아픔이 없는 삶이 어디있으랴 이런 날이면 비가 사랑이다.

시감상 2022.06.30

배꽃과 친구

배꽃과 친구 허허한 봄 밤 창가에 어른 거리는 하얀 꽃빛이 누구일까 헤이는 동안 쓸쓸한 웃음 띄우며 다가오는 너의 모습 또 내가 꿈을 꾸는가 보다 달빛보다 더 밝다고 나무 밑에 앉아 배꽃 향기에 취해 밤을 세우던 넌 지금 어디에 있는가 불어오는 봄 바람에 꽃잎이 날리고 있다네 애틋하게 부르짓던 너의 사랑의 긴 사연은 배꽃 잎에 묻어 날리고 있는데 너는 이 봄 밤을 어느 배꽃밑에서 그리움을 달래고 있는가 먼먼 그리운 친구여! - 박동수 님

시감상 2022.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