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371

한가위 공원 풍경

한가위 공원 풍경 한가위 아침 공원으로 운동 나가니 까치가 반겨주네. 가까이 가도 날아가지 않고 "너는 나의 명절 친구이니 열심히 걷고, 저녁에도 나와서 둥근 보름달을 맞이하세"라고 말하는 듯하다. 미물도 민족의 명절을 아는 듯.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데 미리 고향다녀온 난 내 마음에 찾아온 손님을 귀하게 맞이한다. 다짐의 손님이다. 60 중반에 들어서서 내가 챙겨야 할 것들이다. 건강에 자신했건만 고향가기전 급히 시술을 했다. 왼쪽 옆구리쪽 심한 통증으로 초음파로 결석을 깼다. 음식을 조심하고 주기적으로 걸어도 병은 피할 수 없는 것. 특히 요로 결석은 체질적으로 생기고 5년내 재발율이 56% 이상이라고 한다. 물을 자주 마시지 않는 습성도 문제. 병원에선 하루에 2리터 이상의 물 섭취를 권..

세상이야기 2023.09.30

첩자 슝샹후이

첩자 슝샹후이 중국의 내전당시 홍군의 저우언라이가 국민당군에 보낸 첩자, 슝샹후이.. 김명호의 '중국 근현대사'에 수록된 내용으로 약 10년전인 2014년 중앙선데이에 게재된 글이다. 중국인민해방군가와 북의 조선인민군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이 저우언라이의 사위였다는 사실. 반국가단체인 조총련 행사에 버젓이 참석하고 간첩혐의가 있는 보좌관을 둔 모 국회의원을 보면서 첩자, 공작에 대한 깊은 인식과 함께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느꼈음 좋겠다. * 아래 글은 일부 생략과 순서를 조정 - 서북왕 후쭝난의 최측근 슝샹후이는 속 시뻘건 공산당 빨대 - 중일전쟁 초기인 1937년 가을, 상하이에서 일본군과 대치하던 장제스 국민당군의 후쭝난은 ‘호남청년전지복무단(湖南靑年戰地服務團)’이 보낸 전보를 받았다. “애국 지식청년들..

세상이야기 2023.09.07

슈퍼블루문

슈퍼블루문 오늘이 지나면 14년 뒤에나 뜬다는 슈퍼블루문. 공원에 나가 운동하면서 구름속에서 달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오~ 나왔다. S-22 핸펀을 댕기면서 찰칵! 뭔가 의미를 남기고 싶어 고교 반친구 단톡방에 슈퍼문을 올리며 漢詩와 서예에 능한 친구에게 오늘의 의미를 담은 漢詩 한 수를 부탁했다. 친구도 슈퍼 달을 보니 흥이 동한다며 조선 중기의 명신 신흠(申欽)의 시, '四友(桐梅月柳)' 를 올려주었다. 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 동천년로항장곡 매일생한불매향 월도천휴여본질 유경백별우신지 오동나무는 천 년을 묵어도 그 속에 노래를 지니고 있고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 달은 천 번이나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그대로이고 버들은 줄기가 백 번을 꺾여도 새..

세상이야기 2023.09.07

노새 청풍

노새 청풍 경북 군위 출생의 정란 선생은 22세때 봉화 청량산을 시작으로 67세 사망할 때까지 이름난 조선의 산을 빠짐없이 주유했다. 처음엔 혼자 산행을 하다가 여주 마릉에 산행 거점을 마련한 이후엔 그곳 종마장에서 얻은 새끼 노새와 산행을 함께 다녔다. 노새 이름은 푸른 바람, '靑風'으로 명명했다. 노새의 수명은 통상 20여 년이라는데 청풍은 정란선생이 계획한 산행지를 다 다닐 때까지 30년 동안 푸른 바람처럼 이 곳, 저 곳 가림이 없이 충직한 걸음을 함께 했다. 청풍이 없었다면 정란 선생의 산행기록 '불후첩(不朽帖)'도 없었을 것이다. 한평생 산행의 도반, 청풍이야말로 정란 선생에겐 유일한 생명, 삶 그 자체였다. 일찍 18세때 사망하여 정란 선생의 가슴에 묻힌 아들, 기동이를 대신한 혈육이었을 ..

세상이야기 2023.08.15

'창해 정란'을 읽고..

'창해 정란'을 읽고.. 인간은 꿈을 쫒아 살아간다. 꿈을 실현시키는 사람은 미련할 정도로 의지가 굳고, 인간성이 곧음을 발견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헛되고 황당한 생각을 가지고 이리저리 궁리만 하다가 늙어간다. 미덥지 않아 한 걸음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산하가 주는 명운을 알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기인들.. 정란도 그 중의 한 사람. 그가 왜 평생 산을 찾아 길을 떠났는가? 그가 조선의 이름난 산을 전부 걷고 정리한 '불후첩(不朽帖)' 서문에 그 대답이 있다. 뜻을 품으면 실행하는 것이 진정 의미있는 삶이다. 그의 걸음을 안장에 실어준 산행의 도반, 노새 청풍을 둔 그는 행복한 사람이었다. - 불후첩 서문 - 사람들에게 조롱당하고 멸시받던 사람이 무엇이..

세상이야기 2023.08.15

창해 정란

창해 정란(滄海 鄭瀾) 희망도서 '담덕 광개토태왕' 제 7권이 도서관에 들어왔다는 문자를 받고 책을 찾으러왔다가 '창해 정란(滄海 鄭瀾)'이란 좋은 책을 만났다. 조선의 대표적인 여행가이자 산악인으로서, 山水에 관한 열정 하나로 평생 조선의 산야를 누빈 인물, 정란의 소설같은 삶을 그린 책이다. 조선의 선비들은 산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김시습, 조식, 이황, 김종직, 김정호, 김병연은 어느 산을 가슴에 품고 살았을까?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智者樂水 仁者樂山)"고 했다. 귀착점은 결국 山水. 이 책을 읽으면 조선 팔도 산하를 주유한 정란의 수양길에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가 펼쳐질 것 같다. 사람들은 왜 산티아고 순례길을 나설까? 나를 내려놓음으로 참된 진리를 찾아가는 삶의..

세상이야기 2023.08.15

작가의 서재

작가의 서재 보름전에 원주시 매지리에 위치한 박경리 작가의 집필실을 다녀온 적 있다. 마지막 한 줄의 글을 쓰기까지 혼을 불살랐던 작가의 집필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었다. 작가의 서재는 작가의 얼굴이고, 정신이며, 작품의 생명력이 탄생되는 곳이기에. 토지문화관 박경리 작가의 집필실은 그렇게 넓지않고 간소했다. 아마 생전 집필의 시기땐 수많은 책들, 특히 저술 참고서들이 서재를 꽉 채웠을 것이다. 공간은 3평 정도 남짓했고 책상은 앉은뱅이였다. 어느 곳(서울 정릉, 원주 박경리문학관, 토지문화관?) 서재인지 모르겠지만 작은 燈이 올려져 있는 앉은뱅이 책상에서 글을 쓰시고, 작가 주위엔 무너질 듯 책들이 가득 쌓여 있는 모습의 사진은 기념관 전시실에도 있었다. 박경리 선생님은 이런 집필 공간을 사랑하셨..

세상이야기 2023.07.31

도토리묵

도토리묵 화성 배미마을 처형 농장옆엔 참나무 숲이 있다. 해마다 많은 도토리가 떨어지는데 작년엔 꽤 많은 양의 도토리를 얻어와 묵을 만들줄 아는 친구에게 주었다. 친구는 힘든 노동을 통해 묵을 만들어 잘 먹고 있다면서 나에게 일부 앙금 가루를 플라스틱 통에 담아서 주었다. 집에서 묵을 쑤어서 먹어보니 정말 쫀득쫀득한 맛에 막걸리 안주로 최고였다. 앙금 가루를 어떻게 만드느냐는 나의 질문에 친구는 아래 답을 주었다. (도토리묵 만드는 법) 1. 도토리를 물에 불려 말린다 2. 비닐로 덮어 발로 문질러 껍질을 깐다 3. 방앗간에서 빻아 가루로 만든다 4. 대야에 물을 조금 붓고 가루를 포대에 넣어 수 회 치대어 앙금을 낸다 5. 앙금을 말려서 가루를 낸다 6. 가루를 보관하면서 조금씩 묵을 쑨다(앙금 1컵에..

세상이야기 202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