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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첫눈 어제 비온 뒤 이곳 소사벌에 첫눈이 내렸다. 오후엔 바람도 세차 눈발이 휘날린다. 세모(歲暮)의 정이 깊어질 때 집을 나서 도서관으로 간다. 역사책을 읽으러 가는 길. 바람은 차고 눈발은 더 세차다. 기억에 78년 11월 24일에도 이렇게 눈이 내렸다. 그때는 김남조 시인의 詩를 기록했지. 후딱 쓰고 모포속에 들어가 고향 생각을 했었지. 누군가 걸었던 발자국을 보니 그 때 꿈속에 보았던 아득한 고향 길이 떠오른다. 도서관에 도착하면 따뜻한 커피부터 마시며 손부터 녹여야겠다. 100페이지만 읽고 집으로 돌아가야지. - 첫눈 - 고향살이 20년 타향살이 45년 길게 산게 깊이 산게 아니야 떠돌던 산천은 아직도 시리고 사람은 정들기 어려워라 고향 길 멀지않은데 꿈속 길은 아득하다 눈만 뜨면 구슬치기 딱지..

FB단상 2023.12.18

사이판전투와 도조 내각의 붕괴

사이판전투와 도조 내각의 붕괴 "도조 수상은 필리핀 해전과 사이판 싸움에서의 참패에 자신이 개인적으로 질 책임은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히로히토 천황도 생각이 같으리라고 여겼다. 그래서 천황이 자신에대한 신임을 공개적으로 표해 주기를 기대했다. 천황의 생각은 달랐다. 사이판에서 8만의 병력이 옥쇄했으면 책임이 무거웠다. 도조가 육군참모총장과 육군대신을 겸직했으므로, 도조 자신이 책임을 피할 길이 없었다. 천황은 도조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했다. 도조는 천황의 공개적 지지를 얻지 못하리라는 것을 깨닫자, 내각을 일부 개편하겠다는 뜻을 천황에게 상주했다. 그러나 도조에게 반대하는 원로들은 히로히토에게 부분 개각을 허용하지 말라고 건의했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은 도조는 천황에게 ..

세상이야기 2023.12.09

초한전의 실체

초한전(超限戰)의 실체 어떤 분야든 전문가들 시각과 정보는 정확하다. 중공의 조용한 침공이 도를 넘고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에대해 까막눈이다. 전세계의 공적이 되고있는 중공의 실체, 역사를 거슬려 그들의 속을 파헤쳐보면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소위 초한전(Un-restricted warfare)이라 규정되는 그들의 Stealth war가 전초기지인 공자학원을 통해 전국각지, 전국민들을 대상으로 장기간 은밀하게 진행되어왔다. 이 분야 전문가는 이 사실을 밝히고 있다. 내가 사는 지역에도 중국인들의 상점과 병원에서 의료혜택을 받는 중국인들이 넘쳐나는 모습이다. 한 때 중국인 자치도시까지 계획한 적이 있다. 관공서에선 한중 협력을 이유로 마을주민들의 행사도 벌인다. 마치 광주의 정율성을 기리는 행사처럼.. ..

세상이야기 2023.12.03

성적표

성적표 어제는 올해 마지막 달력 한 장만 달랑 남은 날. 바람이 차가워 귀를 덮는 모자를 쓰고 어스름 공원 산책을 나갔어요. 가급적 매일 저녁 만(萬)보 정도 걷는 길. 처음 마주치는 연못에 물오리떼가 옹기종기 몰려있어 걷기전 잠깐 벤치에 앉았어요. 도망도 가지않고 부지런히 노(오리발)를 저으며 유유자적 놀고있는 모습. 한해동안 새끼들 낳고 기르며 잘 살아왔구나. 수고했구나! - 성적표 - 바람도 차고 물도 차고 달도 시린 밤 보이는 것 지나간 것이 전부가 아니야 내 인생의 성적표 아무도 모르지 나도 알 수가 없지 강물이 흘러 바다에 이르듯 사람이 그리워지고 사랑이 다시 피어나 새 살이 돋아나는 그땐 알 수 있을지 몰라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오리 너도 그러냐 너도 느끼느냐 물속도 변해간..

세상이야기 2023.12.03

삼구회, 아소(阿蘇)에서 2023년을 보내며

삼구회, 아소(阿蘇)에서 2023년을 보내며 4년 전 우리가 만 60세가 되었던 그 해 6월에 처음으로 찾았던 일본 큐슈 아소, 올해(2023)는 가을이 떠나가는 시기에 찾았다. 이번 총 22명이 참석한 아소에서의 송년 모임은 골프와 트레킹, 료칸에서의 온천힐링이 주 일정이다. 고향 인근의 친구들은 부산공항에서 후쿠오카로, 수도권 거주 친구들은 인천공항에서 구마모토로 들어와 첫 날(11. 24) 오후 14시 경에 아소산 분화구에서 조인(Joint) 했다. 이곳 '아소 야마나미' 골프장 주인인 친구 영진이가 우리를 맞이하여 세심한 가이드를 해준다. "아소여행은 아소분화구를 먼저 보고, 다이칸보 전망대에서 칼데라 지역을 조망한 후 구중산을 오르면 아소산(阿蘇山)을 거의 정복하는 것"이라고.. 아소산은 구마모..

여행스케치 2023.11.28

정이 많은 사람들이

정이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경계심이 남들보다 더 심하다. 그들은 곁에 두고 싶을 만큼 소중한 사람이 생기면 자신의 마음을 아낌없이 다 퍼준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머리가 아닌 마음이기에 내가 아끼는 사람에게는 줘도 줘도 아깝지가 않다. 하지만 아낌없이 나눠줬던 마음때문에 상처도 쉽게 받는다 사람을 좋아하고 정이 많기에 누군가의 말을 쉽게 믿고 자신의 모습을 다 보여주었다가 어느 순간 상처를 입게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누군가에게 마음을 내주었다가 또다시 상처받을까 두려워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일단 경계하지만 섣불리 마음을 열지 않으려 애써봐도 어느 순간 또다시 마음이 열리게 돼서 과거의 상처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의 모든것을 다시 내어준다. 곁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마음을 가볍게 여겨..

게시판 2023.11.22

좋은 관계

좋은 관계 비판자가 아닌 격려자가 된다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비약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 조이스 마이어 (1943~ ) 관계에서는 대등한 입장이기도 하지만 내가 좀 더 나은 위치를 점해 충고하거나 비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충고가 되거나 비난이 되는 때도 있습니다. 좋은 관계는 같은 선에 서 있다고 생각하며 기쁜 일에 함께 기뻐해주고 슬픔을 함께 나누고 격려하는 사이에서 이루어집니다.

게시판 2023.11.22

독중 단상(讀中 斷想)

독중 단상(讀中 斷想) '물로 씌어진 이름'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난 어떠한 감흥을 가질까. 나 또한 작가가 예언한 것처럼 '이승만, 그 이름을 물이 아닌 청동에 새길 날이 오고 있음'을 확신할까. 부족한 지식을 얻기 위해 메모하면서 읽다 보니 읽는 속도가 더디다. 그렇지만 애초 마음 먹은대로 슬로우 슬로우 읽어 내려갈 생각이다. 가졌던 편견을 뒤집는 사실을 발견하거나 년도, 인명 등을 기록하고 싶을 땐 메모를 하면서.. 참고로, 각 권 500페이지가 넘는 이 책 전 5권을 다 읽은 분의 소감이다. "책이 마무리를 향해 달려갈 무렵, 갑자기 망치로 맞은 것처럼 '꽝!'하는 충격이 왔다. 작가의 의도를 깨달은 것이다. '아, 작가가 쓰려고 했던 것은 우남 이승만의 고초와 고뇌가 아니라, 우남으로 하여금 ..

세상이야기 2023.11.19

김장

김장 처형농장에서 올해 수확한 작물들로 김장김치 담음. 처형은 배추를 소금물에 절이고, 난 무우 씻어 채로 썰고, 양념 버무려 포기 만들고.. 어설픈 손놀림이지만 올겨울 먹거리는 장만. 어깨 아픈 마나님은 이것 저것 지시만. 애써 기른 손가락모양 무우에 칼을 댈 땐..ㅜㅜ 양념은 갓, 쪽파, 대파, 생강, 마늘, 고추가루, 새우젓, 멸치액젓, 매실청, 꿀. 더 있은 것 같은데.. 처형께선 '여자의 삶은 김장김치 30번 담으면 훅 지나간다'고.. 의미심장한 말씀이다. 남자의 삶, 여자의 삶! 어제 읽은 책 '물로 씌어진 이름'의 파트가 조선의 신분제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갑오경장이후 100여 년이 훌쩍 넘은 작금의 시대에서, 여성의 역할이 점점 그 중요성을 더해가는 세대에서 김장 담는 것은 오롯이 남자의 몫..

세상이야기 2023.11.18

친구 딸의 결혼

친구 딸의 결혼 입동이 지나니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두꺼운 옷을 꺼내입고 옷깃을 여미는 사람들. 크리스마스 트리가 거리를 수 놓으면 올 한 해도 다 가는 것.. 정말 쏜살같이 흘러가는 세월이다. '세월 앞에선 장사가 없다'는 말을 곰곰히 생각해본다. 신체적으로 허약해짐을 의미하는 것보다 더 깊은 뜻이 있는 것 같다. 세월을 이기려고 하는 장사가 아닌 세월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 진정한 장사의 삶이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지 않을까. 절친 동기생 차녀 결혼식에 가기전에 처형 농장으로 달려갔다. 추워지는 날씨에 김장무우는 얼기 전에 뽑아야 한다기에. 김장배추는 얼었다 녹았다해야 달고 맛이나지만 김장무우는 그렇지않다고 한다. 불과 2개월전인 9월 9일, 한 구덩이에 3~4개씩 심은 씨앗이 큰 무우가 되었다. 자..

세상이야기 2023.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