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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여행 #3

함안여행 #3 - 가야 5일장과 악양뚝방길 - 아주 어릴적 어머니와 마산에서 기차를 타고 함안 가야장에 가끔 왔었다. 진귀한 물건들을 사고 소싸움을 구경하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 기찻길이 아라길이란 이름으로 일부 남아 있어 반가웠다. 가야장은 5일장이다. 31일이 마지막 날인 달엔 30일이 아닌 31일에 장이 열린다. 가끔 30일에 와서 허탕치는 사람들이 있다고한다. 과거 추억을 되살리고 싶어 장에 진열된 각종 특산물들을 사진으로 담았다.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우뭇가사리 콩국도 한 그릇 사 마셨다. 함안천이 남강과 만나는 악양뚝방으로 갔다. 가을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리며 가을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처녀뱃사공 노래가락도 남강물이 보이는 이곳 악양뚝방에서 탄생했다. 줄배나 노를 저어 건너는 남강이 보..

여행스케치 2023.09.26

함안 여행 #2

함안 여행 #2 - 함안과 영주, 그리고 무진정 축제 - 함안엔 조씨외에 명문가 순흥 안씨들이 있다. 아시다시피 고려때 주자학을 최초로 전파한 인물은 순흥 안씨 안향(安珦)이다. 안향은 경북 영주 순흥에 위치한 숙수사(宿水寺)에 머물며 공부했는데 안향의 후손들은 함안에서 많이 살았다. 숙수사는 이후 함안사람 주세붕에 의해 백운동 서원이 되었다. 조선 중종때 고관직에 있었던 안당(安塘)은 안향의 후손으로서 개혁을 추구했던 사림파 조광조를 지지하다 아들과 함께 죽임을 당했는데 이 또한 함안 사람이다. 주세붕은 합천 율곡에서 태어났으나 7세 때 외가가 있는 함안 칠서로 옮겨와 살았다. 1541년(중종 36년) 풍기 군수로 나아가 한국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 서원(白雲洞書院)을 창건하였다. 백운동 서원은 이후 퇴..

여행스케치 2023.09.26

함안여행 #1

함안 여행 - 말이산 고분군 - 최근 함안 말이산 고분군을 비롯하여 7개의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함안 시내에 들어서니 곳곳에 이를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줄지어 있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아라가야의 타임캡슐이다. 말이산 고분군은 아라가야의 왕과 귀족들의 무덤이 조성되어 있는 곳으로, 해발 40~70m 높이의 구릉에 남북 약 2Km의 능선을 따라 40여 개의 능이 줄지어 있다. '말이'란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산위의 산'같은 경외로운 느낌을 준다. 일부러 해가 넘어간 어스름 저녁에 왔다. 13호분에서 궁수자리, 전갈자리 등 134개의 별자리가 그려져있는 무덤방 천장 덮개석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에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밤하늘의 별자리를 상상하며 아라가야의 신화를 만나고 ..

여행스케치 2023.09.26

처인성

처인성(處仁城) 누가 '生居鎭川 死後龍仁'이라 했나. 인구 100만을 돌파한 용인, 인구 절감의 진천을 보면 오히려 '生居龍仁 死後鎭川'의 느낌이 든다. 처인성을 찾아 용인에 오니 나지막한 야산들이 많이 나타난다. 평지에서는 한 치가 높으면 산이요 한 치가 낮으면 물이라고 하였는데 낮은 산들이 여기저기 뭉쳐 있으니 생기가 넘치는 느낌이다. 용인 땅엔 물도 풍부하다. 용인의 주산 석성산(471.3m)을 중심으로 3갈래의 물길이 흐른다. 경안천은 동북쪽으로 흘러 팔당댐의 한강물과 합수하고, 탄천은 구성~수지~분당~송파를 지나 한강과 합수하며, 오산천은 남쪽으로 신갈~기흥~진위를 지나 아산만으로 흘러가니 용인은 크게 보면 일산삼수(一山三水)의 땅인 것이다. 이런 땅 용인 처인구에서 지금으로부터 791년 전 고..

여행스케치 2023.09.19

김장배추, 무우를 심다

김장배추, 무우를 심다 김장배추 모종은 주로 8월 하순~9월 초순에 심는데 조금 늦었다. 배추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기에 큰 문제는 없다고한다. 가지, 오이, 일부 고추를 걷어낸 땅에 20Kg짜리 비료 2포대, 퇴비 14포대로 땅의 기운을 북돋아주었다. 형님은 로터리로 땅을 갈아엎고 두둑 만들기와 비닐 멀칭을 동시에 완료하셨다. 배추모종 265개, 무우 200구덩이(한 구덩이에 씨 4~5개씩), 쪽파도 2두둑에 심었다. 콩알보다 작은 무우씨가 자라 2~3개월만에 큰 무우가 된다는게 참 신기하다. 놀라운 자연의 신비다. 시기적으로 늦은 파종이지만 땅을 잘 다스렸기에 풍성한 수확을 기대..ㅎ 고추는 따도 따도 끝이 없다. 벌레 하나 먹지 않고 싱싱하다. 붉은 고추는 씻어 건조기에, 고추잎도 버리지않고 다듬는..

농사 일지 2023.09.19

포도

포도 지난주 일요일엔 이틀 동안(9. 2~3일) 열렸던 송산 포도축제에 가 보았다. 축제장소는 변함없이 화성 서신면 궁평항. 2005년부터 매년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캠벨, 샤인머스켓, 블랙사파이어, 씨없는 포도 등 종류도 많았다. 맛은 변함없이 달았다. 국방부 근무시절 업무차 충북 영동에 자주 갈 일이 있었는데 영동 포도도 아주 맛이 좋았다. 어릴 적 국민학교 교과서엔 '사과는 대구, 복숭아는 소사, 포도는 안양'이라 했는데 지금은 포도의 주 산지로 영동, 송산, 입장이 유명하다. 대체로 충북에서 경기 남부권이 포도 재배에 맞는 기후 조건을 갖춘 것 같다. 현재로선..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기에 조만간 포도의 주 산지도 바뀔 것 같다는 생각. 사과는 이미 강원도 양구 등 북부지역에서 더 활발하게 재배되..

여행스케치 2023.09.19

첩자 슝샹후이

첩자 슝샹후이 중국의 내전당시 홍군의 저우언라이가 국민당군에 보낸 첩자, 슝샹후이.. 김명호의 '중국 근현대사'에 수록된 내용으로 약 10년전인 2014년 중앙선데이에 게재된 글이다. 중국인민해방군가와 북의 조선인민군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이 저우언라이의 사위였다는 사실. 반국가단체인 조총련 행사에 버젓이 참석하고 간첩혐의가 있는 보좌관을 둔 모 국회의원을 보면서 첩자, 공작에 대한 깊은 인식과 함께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느꼈음 좋겠다. * 아래 글은 일부 생략과 순서를 조정 - 서북왕 후쭝난의 최측근 슝샹후이는 속 시뻘건 공산당 빨대 - 중일전쟁 초기인 1937년 가을, 상하이에서 일본군과 대치하던 장제스 국민당군의 후쭝난은 ‘호남청년전지복무단(湖南靑年戰地服務團)’이 보낸 전보를 받았다. “애국 지식청년들..

세상이야기 2023.09.07

슈퍼블루문

슈퍼블루문 오늘이 지나면 14년 뒤에나 뜬다는 슈퍼블루문. 공원에 나가 운동하면서 구름속에서 달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오~ 나왔다. S-22 핸펀을 댕기면서 찰칵! 뭔가 의미를 남기고 싶어 고교 반친구 단톡방에 슈퍼문을 올리며 漢詩와 서예에 능한 친구에게 오늘의 의미를 담은 漢詩 한 수를 부탁했다. 친구도 슈퍼 달을 보니 흥이 동한다며 조선 중기의 명신 신흠(申欽)의 시, '四友(桐梅月柳)' 를 올려주었다. 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 동천년로항장곡 매일생한불매향 월도천휴여본질 유경백별우신지 오동나무는 천 년을 묵어도 그 속에 노래를 지니고 있고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 달은 천 번이나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그대로이고 버들은 줄기가 백 번을 꺾여도 새..

세상이야기 2023.09.07

고추와 고구마순 따기

고추와 고구마순 따기 벌레 하나 먹지 않은 싱싱한 고추가 엄청 열렸다. 이미 빨갛게 익은 고추는 씻어 건조기에 들어 갈 준비. 지난 주에 일부 딴 고구마 순을 또 딴다. 더 가지를 뻗고 잎도 커져 중심 줄기를 남기고 낫을 든 손을 빠르게 움직여도 끝이 없다. 처형은 아무래도 9월 고구마 수확 시 마지막 순을 따야겠다고 말씀하신다. 작년에도 가까운 동네 분들이 그때 오셔서 가져가셨다고. 8월 중에 김장배추와 무우를 심어야 하는데 늦었다고 한다. 고추밭, 고구마밭이 아닌 이미 수확한 깨밭 빈 공간에 배추 모종과 무우 씨를 파종할 예정이라하니 그나마 다행. 은퇴 목사님의 농사는 과학과 예술의 경지. 농기계를 능숙하게 운전하시고 시기를 놓치지않고 거름과 영양제를 먹이면서 땅을 잘 다스리신다. 무엇보다도 땅과 작..

농사 일지 2023.08.30

모든 삶은 흐른다

모든 삶은 흐른다 서운산 자락에 왔다. 입추가 지났건만 아직 햇살이 뜨거워 산엔 오르지 못하고 월든 호숫가 카페에서 호젓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본다. 어젠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자지 않고 눈은 TV 캠프 데이비드 소식에, 손은 신문지 위에 펼쳐 놓은 고구마순 껍질에, 마음은 인산편지 가족 시인님이 올려주신 페이스북 좋은 글에 머물러 있었다. 페북의 글은 로랑스 드빌레르의 '모든 삶은 흐른다'의 책속 일부 문장들. 섬, 바다, 파도, 등대, 자아, 행동, 습관 등을 모티브로한 사유의 글들이었다. 시인님의 사유와 마음을 스친 주옥같은 문장들. 그 사유의 끝은 '모든 삶은 흐른다는 것'이었다. 월든의 호숫가에서 이렇게 호젓하게 붙잡고있는 이 시간도 나의 곁에 머무르는 것 같지만 흐르는 것, 저 바다로 흘러가는 ..

FB단상 2023.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