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 18

구상나무

구상나무 지난주 입추, 다음주 처서를 앞두고 오늘 漢拏山 솔로 산행. 이른 아침에 어리목에서 올라~윗세오름~영실로 내려왔다. 바람, 구름,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비경을 어찌 말과 글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제주도에선 구상나무를 두고 '살아 백년 죽어 백년'이라 말한다. 살아 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오랫동안 한라산을 아름답게 한다는 뜻이다. 죽어서도 헌신하는 구상나무가 있는한 제주 한라산은 영원히 사람들 가슴속에 살아 숨쉴 것 같다. 20240813, Song s y

즐거운산행 2024.08.14

그림은 통속과의 대화2

그림은 통속과의 대화 울산바위에 대한 나의 글에 산을 사랑하시는 분이 '울산바위는 설악산의 보물이라며 2년 전 여름 아침에 찍은 울산바위의 모습'을 보내주셨다. 무척 감사하다. 그림, 사진 한장을 통해 이심전심이 되는 것, 이 얼마나 아름답고 살만한 세상인가. 단원 김홍도의 작품 세계 탐색을 이제 그만 해볼까 생각하다가 끝도 없는 수많은 그의 그림을 보다가 토, 일 이틀간 3작품을 그려보았다. '군선도', '춘절야유도', '투전도'이다. 3작품 모두 흑백의 수묵화가 아닌 황색 계통의 옅은 채색 그림이기에 나의 상상력도 자극을 받아 붓펜과 색연필에 더 힘이 들어갔다. 그림의 사실성이 떨어지더라도 나도 모르게 다른 색을 가미하여 진하게 색칠하는 이유는 그림이 주는 강한 임팩트 때문일 것이다. '군선도'의 이..

세상이야기 2024.08.11

소림야수도(疏林野水圖)

소림야수도(疏林野水圖) 3주 전에 동해바닷가 '금호설악'에서 1박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시원한 동해와 장엄한 산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유일한 도시는 속초다. 산행을 하지 않고 눈으로 산을 즐기려면 설악 울산바위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숙소를 정하면 된다. YS가 대통령 때 교육부장관을 역임하신 안병영교수는 집 서재에서 24시간 울산바위를 볼 수 있는 영랑호 가까운 곳에 인생 2막의 터전을 마련하여 그곳에서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을 글로 남기곤 했다. 글엔 서재 창문을 열면 울산바위를 바라볼 수 있어 사색할 수 있고, 부인과 자주 산책하는 영랑호에 대해선 지구상 최고의 비경을 가진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자주 하셨다. 경치로 따지면 어찌 영랑호가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 금방이라도 요..

세상이야기 2024.08.09

대비되는 그림 두 점

대비되는 그림 두 점 병아리를 훔쳐 달아나는 검은 고양이, 이에 놀라 날개를 퍼득이는 어미닭, 마루에서 담배를 피우다 고양이를 잡으러 급히 달려나가다 넘어질 듯한 남자, 부인으로 보이는 여자의 표정도 그러하지만 도망가는 와중에도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는 고양이의 모습이 참 재미있다. 이 생동감과 해학 넘치는 그림, '야묘도추(野猫盜雛)'는 긍재(兢齋) 김득신(金得臣)의 작품이다.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연습하다 김득신의 그림을 그려본 것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실적인 영상을 보는 것 같은 이 그림이 마치 단원의 그림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김득신은 조선 최고 명문 화원 집안 출신으로 당시 정조는 김득신에 대해 “김득신은 김홍도와 더불어 백중하다”라고 했을 정도로 그림 실력이 뛰어났다고 한다. 단원의 ..

세상이야기 2024.08.09

아침 산책

아침 산책 아침 산책길 숲속 찌르르 찌르르 풀벌레소리 요란하다 비그친 뒤 절묘한 화음 햇빛 쨍쨍할 때도 이러진 않았다 큰비 그쳤기에 기뻐 들떠 부르는 노래인가 여기 저기 뒹구는 다 여물지못한 도토리 가을이 오면 살이 통통해지는 도토리 비바람에 못이겨 떨어졌나 새생명이 버거워 스스로 낙하하였나 조금 애처롭게 보여 주워 손바닥에 올려본다 여물지 못해 차라리 허물을 벗은 모습 인간이 걷는 길에 스스로 떨어져 겸허한 인간이 된 도토리 그다지 가여이 보이지 않음은 떨어진 줄기에서 또 생명이 탄생하기 때문 내일이 기약되기 때문 허물을 벗어야 더욱 알차게 영글어 가는 것 올 가을엔 다 벗어버리고 싶다 여태껏 가져온 것 다 던져버리고 걸어온 길 다시 돌아가 새롭게 길을 걷고 싶다 가을은 영글기 전 허물을 벗기고 가벼움..

FB단상 2024.08.06

기자 이진숙

기자 이진숙 며칠 전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진숙 위원장이 언론에 계속 오르내린다. 그녀가 화제의 인물로 세인의 관심을 받는 것은 청문회시 보여준 그녀의 강단, 이념 성향, 방송 정상화에 대한 소신보다 과거 종군기자로서 전쟁의 현장에서 투철한 직업의식을 보여준 그녀의 삶 때문일 것이다. 그녀를 보면 한국전쟁 당시 전장을 종횡무진한 미 여성 종군기자 히긴스(Higgins)가 떠오른다. 종군 기자(War correspondent)는 말그대로 전쟁과 같은 무력 분쟁 지역에서 사건, 사실을 취재하여 신문, 잡지, 방송 등에 기고하는 언론인이다. 포화가 작렬하는 위험한 곳에서 전쟁의 양상, 인간의 삶과 죽음을 사실그대로 취재하여 세상에 알리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지 않고선 그 임무를 수행할 수가 없다. 기사를..

세상이야기 2024.08.04

호랑이 그림 이야기

호랑이 그림 이야기 심규섭의 글, ‘아름다운 우리 그림’엔 호랑이 이야기가 나온다. "조선에는 대략 5,000여 마리의 호랑이가 살았다고 추정한다. 우리나라에 서식했던 호랑이는 두 종류이다. ‘참호랑이’라고 부르는 줄무늬 호랑이와, ‘개호랑이’로 부른 점박이 호랑이, 이른바 표범이다. 이 중에서 표범이 줄무늬 호랑이보다 개체 수가 대략 3~4배 정도 많았다. 이렇게 많은 호랑이가 서식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산이 많으며 골짜기가 깊고 먹이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조선 땅은 호랑이에게 천국 같은 곳이었다. 백성들은 농경지를 확보하기 위해 호랑이와 싸웠다. 둘 다 먹고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조선은 건국 초기부터 호랑이와의 일대 전쟁을 벌였다. 병조에서 아뢰기를, '착호갑사는 당번, 하번을 모두 20인으로 정하..

세상이야기 2024.08.04

김홍도 그림연습 소감 3

김홍도 그림연습 소감 3 김홍도 그림 19점 연습에 이어 추가 16점을 그려보았다. 풍속화 6점(점심, 담배썰기, 편자박기, 그림감상, 송석원시사야연도, 안릉신영), 산수풍경화 6점(화조도, 선유도, 주상관매도, 설중방우, 매작도, 경포대), 인물화 4점(김홍도, 미인화장, 비구니, 염불서승도)이다. 어떤 유형의 그림이든 단원의 그림은 사실성이 뛰어나다. 세밀한 묘사로 실제 대상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특히 풍속화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 표정이 전부 다른 것을 볼 때 같은 장소, 같은 사건의 현장이더라도 그림속 인물들의 감정 차이를 세밀히 읽고자하는 단원의 깊은 감수성을 엿보게된다. 예를 들어, 앞서 그려 본 '무동'을 보면 춤추는 아이(입은 옷은 내가 임의로 붉은색으로 색칠) 와 악사 여섯 명..

세상이야기 2024.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