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산행 #3(2023. 3. 5, 일) 난 북한산 비봉에 한번도 오른 적이 없다. 과거 서울 근무시절 체육활동의 일환으로 동료들과 산행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 시간이 제한되어 승가사까지만 올랐던 기억이 있다. 지난주부터 드디어 비봉에 오른다는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진흥왕 순수비가 있고, 이를 밝혀낸 금석학의 대가 김정희가 올랐던 길이었다는 사실 때문이었을 것이다. 불광동에서 족두리봉~향로봉으로 오르는 길은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가파르다. 가뿐 숨을 내 쉬면서도 사방으로 펼쳐지는 한양의 아름다운 풍경과 이를 소중하게 담아 내는 산봉우리들을 올려다본다. 굵고 힘찬 암벽들이지만 부드럽게 이어지고 흐르면서 안으로 감싸 안는 북한산은 강인하면서도 자애로운 엄마의 품 같다. 세계 어느나라에, 어느 수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