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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새우 '프레스트 오늘, 숲'에서 점심으로 새우탕 쌀국수를 먹었다. 짙은 고수 향이 나는 그릇에서 요리된 새우를 꺼내 접시에 담으니 다른 부위보다 새까만 새우 눈이 먼저 내 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새우 눈을 그리고 싶어 한 컷을 찍었다. 혜원 신윤복 그림이 아닌 생물 그림 연습. 나도 모르게 수채화처럼 자꾸 덧칠을 한다. 간결한 선 위주의 풍속도와 달리 색칠이 더해져야 생물의 느낌이 살아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미술을 전공한 친구는 말했다. "미술과에 들어가면 맨 먼저 하는 게 데생과 세계 명화 모사(模寫). 그러다 어느 정도 감각이 다듬어지면 실제 실물을 보고 그린다"고. 찍어온 사진 속 생물을 그려보는 것인데 생각보다는 쉽지 않다. 색감을 더 주고자 붓펜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

세상이야기 2024.05.18

허균의 패기와 당당한 기개

허균의 패기와 당당한 기개 남쪽으로 두 개의 창문이 있는 손바닥만한 방 안 한낮의 햇볕 내려 쪼이니 밝고도 따뜻하다 집에 벽은 있으나 책만 가득하고 낡은 배잠방이 하나 걸친 이 몸 예전 술 심부름하던 선비와 짝이 되었네 차 반 사발 마시고 향 한 가치 피워 두고 벼슬 버리고 묻혀 살며 천지 고금을 마음대로 넘나든다 사람들은 누추한 방에서 어떻게 사나 하지만 내 둘러보니 신선 사는 곳이 바로 여기로다 마음과 몸 편안한데 누가 더럽다 하는가 참으로 더러운 것은 몸과 명예가 썩어 버린 것 옛 현인도 지게문을 쑥대로 엮어 살았고 옛 시인도 떼담집에서 살았다네 군자가 사는 곳을 어찌 누추하다 하는가. 허균은 손바닥만한 방이 됐건 됫박만한 방이 됐건 또는 게딱지 같은 집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주어진 비좁은 공간에서..

세상이야기 2024.05.17

작약

작약 일주일 전부터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그림 그리기다. 유화나 수채화가 아닌 붓펜과 색연필로 옛 화가의 그림을 마치 필사(筆寫)하듯이 스케치한 후 붓펜으로 그려보는 것. 민화나 풍속도를 그리고 싶어 먼저 신윤복 그림을 연습으로 그려본다. 그리는 시간 동안엔 잡생각 없이 집중할 수가 있어서 참 좋다. 아내는 핸드폰 만지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그림 그림기가 보기 좋다며 앞으로도 계속 붓펜을 가까이하면 좋겠다고.. 며칠전부터 꽃 좋아하는 아내가 전북 임실 작약축제에 가보자고 조르더니 오늘 늦은 시간에 '평택호 부근 마안산 작약밭이 좋다'는 아파트 맘카페 소식을 접하고 얼른 가자고해서 늦은 시간(18시)에 그림 그리다말고 다녀왔다. 마음 넉넉하게 보이는 작약밭 주인, 61년 전에 태어난 이곳에서 꽃나..

세상이야기 2024.05.13

서울둘레길 9구간(대모 구룡산 코스)

서울둘레길 9구간 총 21개 코스, 전체 157Km의 서울둘레길을 걷는 첫 발걸음을 9구간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9구간은 수서 대모산~돌탑전망대~불국사~구룡산~매헌 시민의숲에 이르는 총 10.7Km의 거리. 오후 1시 30분 수서역 6번 출구에서 모인 친구들, 산행대장의 인솔하에 대모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주말엔 비가 온다는 예보이나 오늘은 맑고 기온은 20도 정도로 바람도 간간이 불어온다. 산 정상을 오르지않는 말그대로 능선 둘레길이라 힘들지 않는 가벼운 걸음이다. 간간이 바람을 타고 코끝을 스치는 아카시아 향기도 참 좋다. 돌탑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롯데타워, 저멀리 앞으로 걸을 북한산 봉우리들. 원(圓)을 그리며 한양을 가슴으로 안으면서 외곽으로 걷는 이 둘레길 걸음에서 앞으로 무슨 만남, 무슨 느..

즐거운산행 2024.05.13

쑥떡

쑥떡 화성 배미농장에서 뜯은 쑥으로 가까운 안성 원곡 방앗간에 가서 떡을 만들었다. 말그대로 쑥떡. 절편과 인절미 두 종류 중 인절미를 택하니 콩고물도 함께 준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 낱개로 2박스, 총 72개. 찹쌀로 만들어서인지 먹어보니 쑥향기에 넘 맛있다. 냉동실에 보관하여 산행, 여행 다닐 때 간식으로 먹으면 좋을 듯. 당장 이번 주 서울 둘레길 트레킹시 친구들에게 맛을 보여주어야겠다. 쑥이 보약이라! 며칠 전 알콩달콩, 쑥덕쑥덕 두 분이 재미있게, 행복하게 살아가시는 선배님이 고향 농장에서 뜯은 쑥으로 만든 떡을 보고 군침이 돌아 나도 실행에 옮겨보니 그 향과 맛이 오롯이 나에게도 찾아왔다. 모름지기 앞서가시는 훌륭한 분들 그림자만 따라가도 절반은 성공. 봄의 쑥향기가 사라지기전에 청정한 곳에서..

세상이야기 2024.05.10

돌 걷어내다

돌 걷어내다 형님이 농장으로 불러주셔서 '잘 됐다. 가서 일 도와드리고 쑥도 캐고..' 농사 제대로 배울 생각 부족한 가짜 농부는 엉뚱한 궁리만 한다. 농장에 오니 이미 비닐멀칭한 일부 밭에 심은 오이, 가지, 옥수수, 당근, 토마토, 완두콩, 상추, 쑥갓은 어느새 꽤 자랐다. 노지에 심은 딸기도 노란색을 띄며 열리기 시작했다. 올해도 당도 좋은 딸기 세이크를 맛볼 수 있을 듯. 형님은 지난 해 농사를 지었던 넓은 땅은 올핸 쉬게하고, 묵혀두었던 땅 200여 평에 고추와 고구마를 심겠다며 트렉터에 올라타셔서 금방 땅을 다 갈아 놓으신다. 나온 돌을 걷어내어 밭 밖으로 옮겨 놓는 것은 가짜 농부인 나의 임무. 앞으로 2주내 고추와 고구마 모종을 심어 10~11월에 수확 예정이란다. 작년에도 고추를 엄청 많..

농사 일지 2024.05.05

이순신장군 탄신일

이순신장군 탄신일오늘 4. 28일 이순신장군 탄신일을 맞이하여 아산 현충사에선 여러 의미있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충무공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기위해 초중고 학생들이 참석한 난중일기 백일장 행사가 돗보였고, 이 날을 전 국민의 축제로 빛내기위한 장군의 후예 해군군악대의 연주도 아주 멋졌습니다.사당내 장군의 영전엔 윤석열 대통령의 화환이 놓여있었고, 행사를 주관한 한덕수 국무총리께선 이충무공의 충정과 그 위대한 정신을 기리는 인사말씀을 하셨습니다.지금도 광화문에서 큰 칼 차고 나라의 안위를 지켜보는 이충무공. 그의 탄신일을 기리고자 많은 사람들이 찾은 아산 현충사의 하늘은 맑고 푸르렀으며 공기도 그 어느 때보다 깨끗한 하루였습니다.20240428, Song s y

FB단상 2024.04.28

보령(保寧)

보령(保寧)"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당신의 피 속으로뛰어든나는소금인형처럼흔적도 없이녹아 버렸네"류시화의 시(詩), '소금인형'이다.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드는 일, 그것을 사랑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 같다. 또 이 세상에 우리가 감사해야 하는 이유는 누군가, 무엇인가 나를 위해, 싱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소금인형'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그 짠 소금인형을 알기 위해, 바다의 깊이를 느끼기 위해 보령으로 간다. 지난해 1월 29일엔 보령 광천읍에 위치한 오서산(烏棲山)에 갔었다. 충남의 등대로 서해바다에서 도드라지게 보이며 산 능선을 따라 군락을 이룬 억새가 무척 아름다운 산이었다. 겨울이었기에 하얀 눈이 덮힌 쉰질암..

여행스케치 2024.04.28

반나절 단양 구경

반나절 단양 구경단양에 오니 장날이다. 마늘석갈비, 마늘빵, 마늘닭강정, 마늘떡갈비, 마늘정식 등 식당마다 마늘 음식이다. 단양도 남해 이상으로 마늘산지인 모양이다. 점심으로 마늘석갈비를 먹었는데 향이 독특하고 매운맛이 강했다. 하도 마늘 음식이 많아 검색해보니 "내륙산간 석회암지대인 단양은 밤낮 간 일교차가 심하여 마늘 재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생산되는 마늘은 육쪽인 것이 가장 큰 특징" 이란다. 식사 후 장터 구경을 하면서 아내는 오가피순과 마늘빵을 산다. 쌉싸름한 오가피나물 무침이 맛있단다. 마늘빵은 간식으로 먹으면 좋고. 산수가 빼어난 단양의 비경 중 으뜸은 도담삼봉이라. 갈수기가 시작되는 시기라서 그런지 수량은 풍부하지 않으나 물 흐름은 유려하다. 건너 마을에서 걸어나온 사람이 배를..

여행스케치 2024.04.28